달리기와 마라톤: 초보부터 마스터까지 완벽 가이드
러닝을 오래 하고 싶다면, 발 모양과 주법(보행 패턴)에 맞는 신발을 선택하는 것이 핵심!!
러닝화는 단순히 예쁜 디자인이나 유명 브랜드를 고르는 문제가 아닙니다. 발의 구조, 아치 형태, 러닝 주법에 따라 필요한 지지력과 쿠션의 성격이 달라집니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신발은 발목·무릎 부상을 유발하거나, 러닝 효율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원인이 됩니다. 이번에는 “내 발에 맞는 러닝화”를 과학적으로 선택하는 방법입니다.

1. 내 발을 읽는 법
아치(arch)
우선 내 발의 아치를 간단하게 확인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발바닥을 물에 적시고 종이 위에 섰을 때, 전체가 찍히면 평발, 가운데가 적당히 비면 정상, 발바닥 중간이 크게 비면 높은 아치입니다.
대부분의 러너는 정상 아치에 속하기 때문에 쿠션화나 안정화형 모두 무난하게 소화할 수 있습니다(나이키 Pegasus, 아식스 Novablast, 호카 Clifton 등). 그러나 거의 발바닥 전체가 지면에 닿는 평발(flat foot)인 경우, 충격 흡수가 과도하여 착지할 때 발이 안쪽으로 무너지는 과내전(Overpronation)이 쉽게 발생합니다. 따라서 아치를 지지해 주는 안정화형 러닝화가 필요합니다(아식스 Kayano, 브룩스 Adrenaline GTS, 미즈노 Inspire 등). 반대로, 높은 아치(high arch)는 발 바닥이 활 모양으로 들려 있어서 충격 흡수가 어렵습니다. 평발과 반대로 과외전(Supination)이 나타나기 쉬워, 쿠션이 두툼하고 유연한 신발이 필요합니다(호카 Bondi, 소코니 Triumph, 브룩스 Glycerin 등).
주법(Gait)
달릴 때 발의 어느 부분이 땅에 닿는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나의 주법을 확인하는 방법은 러닝 영상을 슬로 모션으로 찍거나, 러닝 전문 매장에서 게이트 분석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뒤꿈치부터 닿는 힐 스트라이커(Heel strike)라면, 힐 쪽 쿠션이 두툼하고 안정적인 모델이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초중급 러너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발의 중간으로 착지하는 미드풋 스트라이커(Midfoot strike)는 자연스러운 추진력과 효율성을 고려한, 균형 잡힌 쿠션과 반발력 좋은 러닝화를 추천합니다. 발 앞쪽으로 착지하는 포어풋 스트라이커(Forefoot strike)는 엘리트 러너나 스프린터, 주로 숙련자인 경우가 많습니다. 전족부 반발력이 뛰어난 경량성 레이싱화가 이상적입니다.
* 프로나운스(pronation)와 게이트 분석(Gait Analysis)
러닝 중 발이 지면에 닿았다가 밀려 나올 때의 움직임을 프로나운스(pronation)라고 합니다. 자주 신는 운동화 밑창의 닳는 패턴으로 알 수 있는데, 안쪽이 심하게 닳으면 과내전, 바깥쪽이 닳으면 과외전입니다. 러닝 매장에서 게이트 분석(Gait Analysis) 서비스를 받아보면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 과내전(Overpronation) : 착지 시 발목이 안쪽으로 과도하게 꺾이는 패턴. 안정화 신발 또는 모션 컨트롤 기능이 있는 모델이 좋습니다.
- 중립(Neutral) : 이상적인 패턴으로 대부분의 뉴트럴 러닝화가 잘 맞습니다.
- 과외전(Supination) : 바깥쪽으로 체중이 실리며 착지하는 패턴. 푹신한 쿠션화와 유연한 아웃솔이 적합합니다.
2. 내 발 분석에 따른 선택 전략
발 구조와 주법을 알았다면, 다음은 나에게 맞는 신발 유형을 고르는 단계입니다.
체중이 높은 러너라면, 쿠션과 안정성이 강화된 모델이 좋고, 빠른 기록을 노리는 스프린터라면, 반발력이 뛰어난 카본 레이싱화가 유리합니다.
평발 + 힐 스트라이커라면, 아치를 지지해서 과내전을 막아 주고, 동시에 힐 쿠션이 두툼한 안정화형 러닝화가 유리합니다.
정상 아치 + 미드풋이라면, 균형 잡힌 쿠션화가 범용입니다.
높은 아치 + 포어풋이라면, 앞꿈치 반발력을 가진 가벼운 레이싱화가 유리합니다.
트레일 러닝을 위주로 달린다면, 러그가 깊고 발목을 보호해 주는 트레일화가 현명한 선택입니다.
👉 발에 맞지 않는 러닝화가 만드는 부상
과내전 러너가 뉴트럴화 착용 → 무릎 안쪽 통증(MCL 부근), 발목 안쪽 통증
하이아치 러너가 안정화 착용 → 종아리·아킬레스건 통증, 피로 골절 위험
사이즈가 작은 신발 → 발톱 빠짐, 물집, 전족부 통증
쿠션이 다 닳은 신발 → 무릎·허리까지 충격 전달
👉 러닝화 선택 가이드 (브랜드 예시)
발형·주법 | 추천 타입 | 대표 브랜드/모델 |
---|---|---|
평발 + 힐 스트라이커 | 안정화형 (Stability) | 아식스 Kayano / 미즈노 Inspire / 브룩스 Adrenaline GTS |
정상 아치 + 미드풋 | 쿠션형 (Neutral) | 나이키 Pegasus / 호카 Clifton / 아식스 Novablast |
높은 아치 + 포어풋 | 레이싱/스피드형 | 나이키 Vaporfly / 아디다스 Adios Pro / 소코니 Endorphin Speed |
트레일 러닝 | 트레일화 (Grip+Protection) | 살로몬 Speedcross / 호카 Speedgoat / 알트라 Lone Peak |
3. 구매 체크 포인트
브랜드 추천을 참고하되 ‘내 발’이 기준!
모델명은 참고용일 뿐, 브랜드별 라인업이 매 시즌 조금씩 변하므로 매장에서 반드시 직접 신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 사이즈 : 엄지발가락 끝에서 0.5~1cm 여유가 있어야 발이 붓는 상황에서도 안전합니다.
- 발볼 : 옆 발볼이 조이지 않으면서도 헐겁지 않아야 합니다. 평소 신발이 좁다고 느낀다면 와이드 옵션을 지원하는 브랜드(아식스, 뉴발란스, 미즈노 등)를 우선적으로 확인합니다.
- 뒤꿈치 고정력 : 발꿈치를 들어올릴 때 미끄러지지 않아야 안정적인 착지가 가능합니다.
- 중족부(발등) : 발등이 과하게 조이거나 끈이 깊이 파고들지 않는지 확인합니다.
- 중량과 반발감 : 장거리 훈련용인지, 속도를 내기 위한 레이싱용인지에 따라 무게와 반발감을 직접 느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 착화 테스트: 매장에서 몇 발짝 걷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최소 30~60초 정도 가볍게 조깅해보며 발의 움직임과 쿠션감을 체크해야 합니다.
- 러닝 스토어 활용: 가능하다면 전문 매장에서 제공하는 트레드밀 게이트 분석과 실착 러닝 테스트를 적극 활용합니다.
- 온라인 구매 팁: 기존에 신는 모델의 길이/볼 사이즈를 기준으로 브랜드별 차이를 비교하고, 교환 정책을 꼼꼼하게 확인합니다.
4. 러닝화 길들이기 & 교체 타이밍
새 신발은 첫 2~3회는 5km 이내로 착용해 발이 적응하도록 합니다. 갑작스럽게 장거리 주행을 하면 부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신호가 느껴진다면 교체를 고려합니다.
- 밑창 패턴이 한쪽으로 심하게 닳음
- 중창(미드솔)의 반발감과 쿠션이 확실히 죽은 느낌
- 러닝 후 무릎, 발목, 발바닥 통증이 새롭게 시작됨
- 신발을 바닥에 두었을 때 뒤축이 기울어져 있음
쿠션은 보통 400~800km를 달리면 압축되어 충격 흡수력이 떨어집니다. 훈련 강도가 높거나 체중이 무거울수록 수명이 단축될 수 있습니다. 2~3켤레를 훈련/대회/일상 교체용으로 돌려 신는 로테이션을 추천합니다. 신발이 쉬는 동안 쿠션이 복원되고, 한 켤레만 계속 신을 때보다 수명과 부상 방지에 모두 유리합니다.
러닝화 선택은 단순히 디자인이나 인기 모델을 고르는 문제가 아닙니다. 또한, 단순히 “쿠션이 많다/없다” 수준을 넘어, 발의 구조와 착지 습관을 이해하고, 자신의 주법과 훈련 목적에 맞춘 모델을 고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매장에서 직접 테스트해보고, 주기적으로 상태를 점검하며 교체해 주는 것이 부상 없는 러닝을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이로써 “달리기와 마라톤: 부록 러닝화 선택 가이드 1~3편”의 러닝화 특집을 마무리합니다. 이제 우리는 러닝화를 ‘멋’이 아닌 ‘도구’로 선택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