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이 사는 법 1 – 속근과 지근

속근과 지근
속근과 지근

탄탄한 근육질 몸에 대한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도 거세다.
근육이 발산하는 건강미 외에도, 근육 단련이 우리의 건강에 가져다 주는 이점은 다양한 측면에서,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광범위하다. 한마디로 말하면, 질병과 노화를 늦추고, 정신적 신체적 에너지를 증가시킴에 따라 사회적, 정서적 웰빙에 크게 기여한다는 이점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탄탄한 근육질에 대한 열망에서든, 건강에 대한 이점 때문이든, 근육을 키우고 유지하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에 비해 근육의 성장은 생각지 않게 더디게만 느껴진다. 또한 근육을 키우고자 하는 열망에 비해, 우리가 근육의 속성을 제대로 이해하려는 노력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편이다. 근육이 어떤 원리로 생성되고,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를 이해한다면 좀 더 효과적으로 근육을 키우고,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 몸에는 다양한 근육이 있고, 각 근육은 각기 다른 근섬유 유형들이 다양한 비율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이 어떻게 기능하는지 이해하고, 그에 따라 자신의 몸에 맞는 목표를 설정한다면 효과적인 운동 루틴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근육은 여러 요소로 이루어진다. 크게 보면 근육과 뼈, 그 둘을 연결하는 인대로 나눌 수 있다. 근육 만을 보자면, 근육은 크게 순발력을 담당하는 속근(Fast-Twitch Muscles, 백색근)과 지구력을 담당하는 지근(Slow-Twitch Muscles, 적색근)으로 나뉘어진다. 지근과 속근이 차지하는 근육의 비율은 사람마다 다르며, 지근이 속근으로 바뀌거나 속근이 지근으로 바뀌지 않는다.

속근과 지근

우리가 보통 ‘근력’이라고 할 때 떠올리는 힘은 속근이 담당한다. 속근은 수축이 빠르게 일어나 순간적인 큰 힘을 내는 근육으로, 근섬유에 저장된 탄수화물을 에너지로 사용한다. 속근은 피부에 가깝게 분포하며, 단련할수록 크기가 커지는 성질을 가진다. 따라서 속근의 비율이 높을수록 근육 성장이 상대적으로 활발해진다. 폭발적으로 힘을 내는 운동과 훈련을 하다 보면 근육에 산소 공급이 잘 안 돼 무산소 대사가 이루어짐에 따라 속근의 양이 늘어나고 결국 근육이 성장하는 것이다.
반대로 지근은 천천히 수축하는 근육으로 지구력을 담당하며, 모세혈관을 통해 혈액으로부터 산소를 공급 받는 유산소 에너지 운동이다. 지근은 뼈에 가깝게 분포하며, 단련해도 속근 만큼 커지지 않는다.
지근이 혈액 속 산소를 소모하는데 비해, 근섬유에 저장된 탄수화물을 에너지로 사용하는 속근의 무산소성 에너지 운동은 필연적으로 피로물질을 생성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근육이 피로해지고 계속해서 힘을 지속하기 어렵게 만든다.

지근의 역할은 우리 몸의 에너지를 오래 유지하는 것이며, 따라서 자세 유지나 안정성에 매우 중요한 근육이다. 반면에 속근의 역할은 순간적으로 큰 에너지를 내기 위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지근의 비율이 속근보다 높은데, 지근은 우리가 숨을 쉬고, 일상생활에서 주로 사용되는 근육인, 걷거나 물건을 드는 등의 동작에 관여하는 종아리, 복근, 코어, 전완근에 많이 분포되어 있다. 이에 비해 속근은 주로 허벅지, 등, 가슴, 상완근 같은 대근육에 분포되어 있으며, 주로 큰 힘을 낼 때 우리 몸에서 지근 만으로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라 활성화된다.

지근과 속근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예는 단거리 육상 선수와 장거리 육상 선수를 들 수 있다. 우샤인 볼트처럼 단거리를 빨리 달려야 하는 선수는 가로 근육의 부피를 늘려서 이른바 '꿀벅지'를 만들어야 하고, 케냐의 마라톤 선수들같이 지구력이 생명인 운동선수는 세로 근육의 강도를 높여서 마치 초원의 임팔라 같은 몸매를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다. 가냘프게 보이지만 김연아는 지근 투성이의 근육으로 세계를 제패한 명품 점프의 여왕이 된 것이다.

우샤인볼트
단거리 육상 선수 우샤인볼트
김연아
피겨스케이팅 김연아

다음은 주요 근육에서의 지근 및 속근의 역할을 나열한 것이다.

  • 사두근(Quadriceps 허벅지 근육)
    • 지근: 장거리 달리기나 사이클링에서 지구력 발휘
    • 속근: 점프나 단거리 달리기 등 폭발적인 동작
  • 햄스트링(Hamstrings 허벅지 뒤쪽 근육)
    • 지근: 달리기나 사이클링 등
    • 속근: 전력 질주나 빠른 방향 전환과 같은 강력한 운동 중에 활성화
  • 비복근과 가자미근(Gastrocnemius and Soleus 종아리 근육)
    • 지근: 걷기 또는 느린 조깅과 같은 지구력 활동
    • 속근: 점프와 같은 폭발적인 동작
  • 대둔근(Gluteus Maximus 엉덩이 근육)
    • 지근: 걷기나 하이킹 등의 활동
    • 속근: 점프 스쿼트나 전력 질주 같은 강력한 운동
  • 광배근(Latissimus Dorsi 등 위쪽 근육)
    • 지근: 조정과 같은 운동에서 자세와 지구력을 유지하는 데 사용
    • 속근: 덤벨 파워클린(역도 들어올리기)처럼 순간적으로 당기는 동작
  • 삼각근(Deltoids 어깨 근육)
    • 지근: 수영과 같은 운동에서 지구력을 발휘
    • 속근: 던지기처럼 폭발적인 어깨 동작이 있을 때 활성화
  • 복부(Abdominals 코어 근육)
    • 지근: 플랭크 등의 자세에서 오랜 시간 코어를 안정화
    • 속근: 메디신볼 던지기 같은 폭발적인 운동에 필요
  • 척추기립근(Erector Spinae 등 아래쪽 근육)
    • 지근: 서 있기와 같이 지구력이 필요한 활동에서 척추를 지지
    • 속근: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리는 등 순간적인 동작에 필요
  • 이두근과 삼두근(Biceps and Triceps 팔 근육)
    • 지근: 낮은 강도의 반복적인 활동에 필요
    • 속근: 빠르게 던지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리는 등 급격한 팔 동작에서 활성화
  • 복직근(Rectus Abdominis 복부 앞쪽 근육)
    • 지근: 크런치와 같이 지구력이 필요한 운동에서 코어를 안정화
    • 속근: 메디신볼 슬램(들어올렸다가 바닥으로 던지기)과 같은 폭발적인 코어 운동에서 활성화

속근이 많은 사랆은 근육을 더 빠르게 키울 수 있으며, 지근이 많은 사람은 지구력을 요하는 유산소 운동에 더 유리하다.

지근과 속근
지근(좌)과 속근(우)의 단면

고중량 운동과 점진적 과부하

근육을 키우기 위해서는 속근의 활성 비율을 높여야 하기 때문에 속근을 자극할 수 있는 고중량 운동법을 실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고중량이란 한번에 5~8회 정도 수행할 수 있는 무게를 말한다. 그러나 같은 무게로 운동을 하다 보면 몸이 점차 강해지고 무게에 적응하게 되어 지근을 사용하게 되는데, 이때 적절하게 무게를 늘려감으로써 속근의 사용을 계속해서 활성화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즉 점점 운동 강도를 높이는 점진적 과부하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등, 가슴, 허벅지 같이 속근의 비율이 높은 대근육으로 점진적 과부하의 방식으로 운동하는 것이 효과적이라 할 수 있다.

운동 속도 높이기 & 휴식 시간 짧게 갖기

운동의 속도를 높이는 것도 속근을 강화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미국대학스포츠의학회(ACSM)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저(低)강도의 고속 파워 운동’이 근력을 향상시키면서 속근을 발달시켜 신체 기능을 개선시킨다고 한다. 운동 방법은 기존과 동일하게 하되, 힘을 주는 동작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특징이다. 앉았다 일어서는 스쿼트를 예로 들면, 일어설 때 빠르게 일어서고 천천히 앉는 식이다. 마찬가지로 줄넘기와 같은 점프 운동도 속근 강화에 도움이 된다. 빠른 움직임에 사용되는 속근의 효율성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근력운동 중의 휴식 시간도 영향을 미친다. 휴식이 짧아질수록 짧은 시간 안에 큰 힘을 쏟아야 하기 때문에 속근을 자극하여 속근의 활성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근이 혈액 속 산소를 소모하는데 비해, 속근은 근섬유에 저장된 탄수화물을 에너지로 사용하므로 양질의 탄수화물 섭취는 근육 성장에 필수적이다. 따라서 근력 운동을 과하게 한 후에는 충분한 휴식과 영양 섭취가 따라주어야 한다.

참고 링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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