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편: 담배 성분의 실체 — 타르, 일산화탄소, 각종 첨가물

“담배는 니코틴만의 문제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담배가 해롭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하지만 정확히 무엇이 어떻게 해로운지는 모른다.
니코틴만이 문제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사람을 병들게 하고, 폐를 검게 만들고, 세포를 변형시키는 주범은 따로 있다.
바로 타르, 일산화탄소, 그리고 수많은 화학 첨가물이다.

‘타르’는 담배 연기를 태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끈적한 갈색의 점액 물질이다. 우리가 담배를 필 때마다, 이 타르는 폐 속 세포에 달라붙는다.

  • 타르는 폐의 섬모(먼지 제거 역할을 하는 미세한 털 구조)를 마비시킨다.
  • 폐포 내 산소교환을 방해하고, 만성 기관지염과 폐기종, COPD(만성폐쇄성폐질환)를 유발한다.
  • 무엇보다, 타르는 대표적인 발암물질이다.

타르의 농도는 ‘연초’일수록 높다. 특히 필터가 짧거나 없고, 타르 함량이 높은 담배를 피우는 사람의 폐는 실제 해부 시에 짙은 회색 또는 검은색 덩어리로 변색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몸속에 타르가 쌓인다고요? 그게 느껴지지도 않던데요.” 그래서 더 무섭다. 타르는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폐를 바꿔간다.

일산화탄소(CO)는 불완전 연소의 대표적 산물이다. 자동차 배기가스, 화재 현장, 그리고 담배 연기에도 존재한다.

  • CO는 혈액 속의 헤모글로빈과 산소보다 더 쉽게 결합한다.
  • 그 결과, 산소가 조직에 도달하지 못하고, 뇌와 심장이 저산소 상태에 빠진다.
  • 장기적으로는 협심증, 심근경색, 고혈압 등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을 높인다.

특히 흡연자는 항상 일정량의 CO에 노출되어 있어 ‘만성 산소 결핍 상태’에 가까운 생리적 환경에서 살아가게 된다. 자주 피곤하고, 두통이 잦고, 집중이 안 되는 원인이 단지 ‘스트레스’ 때문만은 아닐 수도 있다.

담배는 단순히 말린 잎이 아니다. 현대의 담배는 정교하게 설계된 소비재다. 그 안에는 흡연을 더 ‘쉽고, 부드럽고, 맛있게’ 만들기 위한 수십 가지 화학 첨가물과 향료가 숨겨져 있다. 이것들은 연기의 자극을 줄이고, 흡입감을 좋게 하며, 중독성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 멘톨: 시원하고 청량한 느낌으로 목 넘김을 부드럽게 한다. 자극이 적어 더 깊게, 자주 흡입하게 만든다.
  • 설탕 (Sugar): 연소 시 단맛과 향을 내며, 연기의 쓴맛을 중화시켜 흡연 진입 장벽을 낮춘다.
  • 초콜릿, 꿀, 바닐린 (Vanillin): 연소 후 남는 쓴맛을 은폐하고 달콤한 향으로 흡연 경험을 각인시킨다.
  • 과일 향료 (딸기, 블루베리, 복숭아 등): 주로 청소년과 입문 흡연자 유도에 사용되는 강한 기호성 향료들이다. 전자담배에서도 주요 판매 포인트가 된다.
  • 암모니아 화합물: 니코틴의 흡수 속도를 높이는 역할. 니코틴을 ‘프리베이스(free-base)’ 형태로 바꿔 중독성과 흡수율을 높인다.
  • 프로필렌글리콜 (PG), 글리세린 (VG): 연기의 농도를 진하게 만들어 흡연 시 ‘만족감 있는 느낌’을 주도록 시각적 효과를 강화한다. (전자담배에서 주로 사용)
  • 산화 방지제, 보습제, 결합제: 담배 잎의 균질한 연소, 저장성 개선, 형태 유지 등의 기술적 목적으로 첨가된다.

이 첨가물들은 담배를 더 쉽고, 더 기억에 남게, 그리고 더 자주, 더 깊게 흡입하게 만들기 위한 설계다. 기호품이기 이전에, 습관화되도록 고안된 상품인 것이다.

연초는 태우니까 위험하지만, 전자담배는 증기니까 덜 해로운 거 아닌가요?”

전자담배의 가장 큰 오해다. 그러나 문제는 용액의 성분과 그 가열 방식에 있다.

  • PG(프로필렌글리콜), VG(식물성 글리세린): 기본 용매. 가열 시 호흡기 자극을 유발할 수 있음.
  • 향료 첨가물: 식품용으로는 허용되지만, 흡입 시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음.
  • 일부 제품에서는 중금속, 포름알데히드, 벤젠 등이 검출된 사례도 있다.

특히 가열 온도가 높을수록 유해 성분이 더 많이 발생하며, 사용자 스스로 열을 조절할 수 있는 디바이스에서는 무의식 중에 더 위험한 수준으로 흡입할 가능성이 있다.

그 속에는 보이지 않는 침묵의 독들이 수십 가지씩 숨겨져 있다. 그리고 그것들은 우리 몸속에 남는다. 폐에, 피에, 세포 속에.
☞ 다음 편에서는, 이 연기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과 사회 전체를 어떻게 파고드는지, 간접흡연이라는 구조적 위험에 대해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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