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로 사는 법 7 – 알코올은 어떻게 피부를 공격하는가?

숙취와피부건강

은 체내 대사과정에서 독성 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로 분해된다. 아세트알데히드는 강력한 산화 반응을 일으킨다. 즉, 몸을 늙고 병들게 만드는 주범인 '활성산소종(반응성이 큰 산소를 함유하는 분자)'을 만들어낸다.
간이 아세트알데히드를 신속하게 분해하지 못하여 체내에 오래 머물게 되면, 그만큼 산화 반응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진다. 피부에는 더욱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세포 구조를 손상시키고 염증을 악화시킨다. 피부의 자연 방어기제를 교란시켜 외부 자극 및 감염으로부터 피부를 더욱 취약하게 만든다. 특히, 피부의 각질 세포 안에 있는 멜라닌 색소를 산화시켜서 피부색을 칙칙하고 어둡게 만든다. 멜라닌은 자외선으로부터 어느 정도 피부를 보호해 주지만, 햇빛과 기타 산화 스트레스 인자에 과도하게 노출되면 피부 손상과 노화 및 피부암의 발병 위험을 증가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멜라닌 색소의 산화
멜라닌은 인간과 동물의 피부, 머리카락, 눈의 색소 침착을 담당하는 아미노산인 티로신(tyrosine)에서 파생된 복잡한 중합체다. 체내에서 멜라닌은 자연 대사 과정의 일부로 산화 과정을 겪는다. 멜라닌의 산화는 다양한 메커니즘을 통해 일어날 수 있는 과정으로 자외선, 화학물질, 대사 과정 또는 신체의 특정 반응의 부산물로 생성될 수 있는 활성산소는 멜라닌을 산화시킬 수 있다. 이러한 산화 스트레스는 멜라닌 구조와 기능에 변형을 일으켜 착색에 영향을 미치고 세포 손상을 초래한다. 티로시나아제(tyrosinase)와 같은 효소는 멜라닌의 합성과 산화 분해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지만, 질병이나 개인의 특정 상태에 따른 과정의 변이로 인해 색소 침착이 더욱 심해질 수도 있다.

우리 몸의 세포에는 글루타치온(Glutathione)이라는 강력한 항산화제가 존재한다. 글루타치온은 아세트알데히드와 같은 유해 물질을 해독하고 제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아세트알데히드로 인해 발생한 활성산소를 분해하고, 산화가 일어난 멜라닌 색소를 환원시키는 데에 필요한 성분이다.
과음이나 지속적인 음주로 인해 아세트알데히드가 유발하는 산화 반응이 증가하게 되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글루타치온이 지속적으로 소비된다. 이는 글루타치온 저장량을 고갈시켜 아세트알데히드를 효과적으로 해독하고, 환원 기능을 수행하는 데 문제가 생긴다. 결과적으로 멜라닌 색소가 산화된 상태로 오랫동안 유지되어 피부가 칙칙해지는 결과로 이어진다. 또한 아세트알데히드로 인한 독성을 증가시키고 알코올성 간 질환을 유발한다.

에탄올은 이뇨제로서, 소변 배출량을 늘린다. 이때 몸 속 수분도 함께 배출되는데, 이로 인해 전해질 불균형과 체내 수분 부족의 결과로 이어진다. 이러한 탈수 현상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숙취를 더욱 가중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고스란히 피부에 전달되어 푸석푸석한 피부의 원인이 된다. 우리 몸은 생존을 위해, 가장 수분을 필요로 하고 일정량을 유지해야 하는 더 중요한 다른 장기들에 일차적으로 수분을 공급한다. 상대적으로 생존에 밀접하지 않은 피부에는 수분 공급이 줄어들어 피부를 건조하고 푸석하게 만든다.

술은 피부 트러블의 원인으로도 작용한다. 알코올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몸 속에서 염증을 유발한다. 아세트알데히드는 특히 피부의 지질 대사에 영향을 미쳐, 피부 염증에 대한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한다. 피부 세포 내 지질이 산화되면 염증성 물질로 바뀌게 되고, 이는 음주 다음날 뾰루지로 악화된다. 에탄올의 이뇨작용으로 인한 탈수 역시 피부 건조와 자극 및 염증의 증가로 이어진다. 건성 피부는 염증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는 자극과 손상에 더욱 취약하기 때문이다.
만성적인 알코올 섭취는 면역 체계를 손상시켜 신체의 염증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염증을 촉진하는 물질인 전염증성 사이토카인(pro-inflammatory cytokines) 증가 등에 따른 불균형한 면역 반응으로 건선, 습진 또는 주사비(일명 빨간코)와 같이 피부 상태를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알코올은 또한 호르몬 밸런스를 무너뜨려 피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안드로겐(남성 호르몬)이나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증가시켜 여드름을 유발하거나 과다한 피지 분비로 염증 및 피부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다.

사실만을 고려하자면, 피부와 건강을 위해 금주하는 것이 마땅하겠다. 하지만, 그리 간단한 것일까?
일과 후 기분 좋게 들이키는 생맥주, 빈 속을 짜릿하게 적시며 넘어가는 소주 몇 잔, 소중한 사람들과 경쾌하게 부르짖는 건배의 넋두리들...
이들을 포기하면 건강과 아름다운 피부를 얻을 수 있는 것일까?
...
음주를 즐기며 건강을 유지할 수는 없는 것일까?
다음 편에서 계속...!!

참고 링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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