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로 사는 법 8 – 피부 건강 유지하며 술로 살기

술마시는부부

기분 좋은 술자리에서의 적당한 음주는 지친 일상을 달래주고 스트레스에 지친 피부를 오히려 생기 있게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일정 수준 이상으로 마시게 되면, 다음날 피부를 칙칙하고 푸석푸석하며 만들고 여드름 같은 피부 트러블을 일으킬 수도 있다. 지난 포스팅에서는 그러한 현상이 알코올의 어떤 작용에 의해서 일어나는지에 대해서 전문가의 견해를 근거로 살펴보았다.

사실만을 고려하자면, 피부와 건강을 위해 술을 끊는 것이 마땅하겠지만, 과연 술을 끊는다고 해서 우리가 모든 질병에서 자유로워진다고 단언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설사 그렇다손 치더라도, 술이 가지는 사회적 역할, 술이 우리에게 주는 적지 않은 위안의 기쁨을 일순간 포기하는 것은 그리 간단한 일일 수 없다.
이들을 포기하면서 건강한 육체와 매끈한 피부를 얻는 것은 과연 의미 있는 일일까? 라는 정답이 없는 의문에 맞닥뜨리게 된다.

그렇다면, 음주를 즐기며 건강을 유지할 수는 없는 것일까?
우리는 이미 대강의 답을 알고 있다. 술이 피부 건강을 어떻게 해치는지 알고 있으므로 이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노력하면 될 일이다. 다시 말해, 술을 끊을 수 없다면 지속가능한 것으로 유지하기 위해서 건강하게 마시는 방법을 찾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이야기다.
이제 술 마시기 전이나 술을 마실 때 그리고 술 마신 다음날 지켜야할 것들을 짚어 보려 한다.

가장 조심해야 할 것, 바로 적정량의 음주다. 술이 가지는 친목의 역할이라든가 술이 우리에게 주는 적지 않은 위안의 기쁨 역시 적정량을 유지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술의 장점이다. 하지만 '어디서 멈출 것인가?'라고 묻기보다는 '어떻게 멈출 것인가?'라고 묻는 것이 애주가들에게는 더 정확한 질문이라는 데에 많은 이들이 동의할 것이다.

복습 차원에서 잠깐 상기해보자. 술을 마시기 전, 가장 기억해야 할 것은 간의 알코올 분해 속도와 아세트알데히드의 산화작용이다.
간에서는 알코올을 분해하기 위해 ADH와 ALDH 라는 효소를 생성한다. 이들이 에탄올을 분해할 수 있는 속도는 한계가 있다. 만약 과도한 음주로 혈중 알콜 농도가 높아지게 되면, 알코올이 변신한 독성 물질 아세트알데히드가 청소되지 않은 채 상당량이 핏속으로 노출되어 전신의 세포를 공격한다. 아세트알데히드는 간단히 말하면 활성 산소가 생명체의 핵심 원자인 탄소에 붙은 형태라고 생각하면 된다. 청소를 책임진 ALDH(아세트알데히드 분해효소)가 선천적으로 현저히 떨어지는 '아시안 플러시 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훨씬 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
알코올이 피부에 가하는 일차적인 영향은 혈관 확장으로 인한 피부 홍조와 과다한 알코올 섭취로 인한 염증 반응이다. 그러나 정말 술 맛 떨어지는 사실은 피부 노화를 가속화시키는 것이다. 알코올은 피부 세포의 멜라닌 색소를 산화시키고 콜라겐 붕괴를 촉진하며, 이는 주름과 탄력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사실을 알고도 멈추지 못하겠다면, 숙취에 대해 다룬 이전의 포스팅을 참고하자.

에탄올은, 항이뇨작용을 통해 체내 수분 양을 유지하는 바소프레신(vasopressin)이라는 호르몬을 억제하여 소변량을 증가시킨다. 이때 몸 속 수분도 함께 소변으로 배출되므로 체내 수분량이 줄어들게 된다. 이는 술 마신 다음날, 갈증이 심해지고 얼굴이 푸석푸석해 보이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한잔의 술을 배출하기 위해서는 약 10배 이상의 수분이 필요하다는 말은 과장이 아니다. 수분 섭취는 부족해진 체내 수분을 보충하여 피부 건조를 완화시킬 뿐만 아니라 신진 대사를 원활하게 하며, 알코올을 소변으로 빠르게 배출되도록 하여 혈중 알콜농도를 낮춘다.

사실, 빈 속에 식도를 타고 넘어가는 독주의 맛은 포기하기 힘들다.
그러나, 공복에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혈류로 빠르게 흡수되어 혈중 알코올 농도를 단시간에 끌어올린다. 술 마시기 전, 또는 술과 함께 음식을 먹으면 알코올 흡수 과정이 지연되고 그만큼 알코올이 간에 도달하는 시간이 느려서 아세트알데히드가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시킬 수 있다. 또한 공복에 마시는 술은 위벽을 직접적으로 자극하여 중요한 영양소의 흡수를 방해하고 비타민 및 미네랄 결핍을 유발할 수 있다. 우리 몸에서 부족해진 영양소로 인한 악영향은 피부에 가장 먼저 전달되므로 위장의 손상은 건강한 피부에 최대의 적이라 할 수 있다. 공복 상태의 알코올 섭취가 습관적으로 반복될 경우 장기적인 손상을 일으키기 쉽다.

그렇다면 숙취와 피부 노화를 방지하기 위해 우리는 술과 함께 어떤 음식을 먹는 것이 도움이 될까?
술의 독성 부산물인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하는 데에는 다량의 항산화제가 소모된다. 따라서 비타민 C, 비타민 E, 글루타치온과 같은 항산화제를 꾸준히 복용하는 것은 숙취 해소에 큰 도움이 된다.
비타민 C와 E가 풍부한 과일과 야채는 글루타치온 수치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아보카도, 시금치, 아스파라거스 및 오렌지, 토마토, 복숭아와 같은 과일이 도움이 된다.
또한 알코올 분해효소가 작용할 때 필요한 조효소 NAD+ (nicotinamide adenine dinucleotide)는 우리 몸의 에너지를 만드는데 중요한 물질이다. 이는 니아신이라고도 알려진 비타민 B3의 한 형태로서, 세포 건강과 기능을 유지하는 중요한 구성 요소다.
비타민 B3가 풍부한 음식으로는 닭 가슴살, 칠면조, 쇠고기, 간 등의 육류가 대표적이다. 참치, 연어, 고등어와 같은 생선, 새우와 멸치, 콩류, 해바라기씨, 아몬드, 치아시드 등의 견과류와 씨앗류도 비타민 B3의 좋은 공급원이며, 현미와 보리, 우유 및 유제품, 버섯도 니아신이 풍부한 음식이다.

대표적으로 커피, 매운 음식 그리고 해장술이다.

음주 직후에 커피를 마시면, 아세트알데히드로 인해 확장된 혈류가 일시적으로 수축하게 된다. 이것이 마치 술이 깨는 것처럼 느껴지곤 하는데, 사실 커피의 카페인은 이뇨작용을 가중시켜 숙취를 더욱 심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커피보다는 물이나 당이 든 이온 음료, 꿀물 등으로 에너지를 만들어내고, 에너지대사를 원활하게 하여 알코올을 신속하게 분해, 배출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우리가 해장으로 자주 찾게 되는 라면과 같은 매운 음식은 알코올에 의해 자극을 받은 위장벽을 더욱 자극하고 위산 생성을 증가시킨다. 따라서 속 쓰림이나 위산 역류 등으로 숙취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또한 매운 음식은 이뇨 효과로 인해 탈수를 악화시키며, 탈수는 대표적인 숙취 증상인 두통과 현기증을 유발한다.

마지막으로, 애주가들이 즐기는 해장술은 숙취에 숙취를 더하는 지름길이다. 굳이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참고 링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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