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로 사는 법 4 – 숙취, 얼마나 알고 있나요?

음주로 인해 우리는 기분 좋은 취기를 느끼기도 하지만, 몽롱한 취기가 사라지고 나면 길게든 짧게든 각종 거북한 증상으로 괴로움에 시달린다. 극심한 피로, 속쓰림, 빈맥, 홍조, 구토, 두통, 어지럼증, 근육통, 무력감,.. 증상과 정도는 다르겠지만 이러한 음주 후유증을 통틀어 우리는 '숙취(hangover)' 또는 ‘술병이 났다’라고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흔히 술이 취한 상태와 이러한 숙취 증상을 혼동하기도 하는데, 숙취와 취기는 엄연히 다른 증상이다. 오늘은 알코올을 섭취한 후 몸이 알코올을 제거하는 과정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취기와 숙취 증상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숙취
이미지 출처: Unsplash/Bermix Studio

술을 마신 후의 알코올의 분해 과정은,
혈류로 알코올(에탄올)이 유입되면 간에서 ADH 효소(알코올탈수소효소)가 활성화되어 에탄올 분자를 아세트알데히드로 분해한다. 이렇게 독성을 가진 화합물질 아세트알데히드(acetaldehyde, CH3CHO, C2H4O)가 생성된다. 숙취는 바로 이 아세트알데히드로 인한 독성 증상이다. 

그러나 알코올은 독성 아세트알데히드로 대사되기 전에도 마시는 즉시 신체에 다양한 영향을 미친다. 물론 마신 술의 양과 속도, 각자가 가진 내성의 정도 및 위장 내 음식의 양에 따라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혈류로 흘러든 혈중 알코올 농도가 최고조에 달한 시점을 기준으로, 독성 분해 산물인 아세트알데히드가 증가하여 최대가 되는 지점, 오히려 혈중 알코올 농도가 0으로 떨어지는 지점이 바로 본격적인 숙취로 가장 괴로운 증상을 호소하는 절정의 시간이다. 대략 음주 시작 6~8시간 후부터 증상이 오래 가는 사람은 음주 후 24시간 혹은 그 이상까지 지속되기도 한다.  
물론 이전의 포스팅에서 살펴보았듯이, 알코올을 분해하는 신체의 능력은 개인마다 다르며 유전적, 생리적, 환경적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특히 아시안 플러시(Asian Flush Syndrome) 증상을 가진 사람이라면 기분 좋은 취기는 고사하고, 단 한잔의 술로도 숙취의 온갖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일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술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두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음주 후 에탄올이 혈류를 통해 온몸에 퍼져 알딸딸한 취기를 느끼는 상태와, 이후 에탄올이 ADH(알코올탈수소효소)에 의해 분해되어 독성 화합물인 아세트알데히드가 생성되기 시작하면서 취기가 가시고 숙취 증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시점 이후로 구분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알콜 섭취 시의 주의할 것들과 이러한 숙취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아보는 것은 올바른 음주 생활을 영위하는 데 다소나마 도움이 될 것이다.
다음에 열거할 증상들은 본격적인 알콜 대사의 부산물인 독성 아세트알데히드로 분해되기 전에 에탄올이 인체에 미치는 대표적인 영향들일 뿐이며,  숙취의 증상과 정도는 개인에 따라 더욱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알코올(에탄올)은 뇌와 척수로 이루어진 중추 신경계를 억제하여 뇌 기능과 신경 활동을 둔화시킨다. 그 결과, 자제력이 감소하여 이성적 판단에 문제가 생기며, 반사 신경이 느려져 언어 및 신체 반응 속도가 저하된다. 이는 이성적 판단력 뿐만 아니라 감정에도 영향을 미쳐, 술을 마시면 일시적으로 편안함과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효과는 알코올 농도가 증가함에 따라 오히려 우울감이나 불안감 같은 부정적인 감정 상태로 빠르게 전환되기도 한다. 

에탄올의 중추신경에 대한 진정 효과는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원인으로도 작용한다. 뇌 신경의 둔화로 인해 사람들은 쉽게 수면을 취하는 것처럼 느낄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에탄올은 REM 수면을 방해하고 각성을 증가시키는 등 수면 주기를 교란시킨다. 이는 결국 깊은 수면으로의 진행을 방해하여 음주 다음 날의 숙취에 피로를 가중시킨다. 
수면에 대한 또 다른 작용으로, 알코올은 목구멍 근육을 이완시켜 코골이와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을 악화시킬 수 있는데 이는 수면 중 호흡 곤란을 초래하여 자주 깨고 수면의 질을 크게 저하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위와 소장에서 혈류를 타고 빠르게 흡수된 에탄올은 위장 내막을 직접적으로 자극하여 위산 생성을 증가시킨다. 이는 사람에 따라서 속쓰림이나 메스꺼움, 구토를 유발할 수도 있다. 이때, 위장에 음식이 있을 경우 알코올의 흡수를 어느 정도 늦출 수 있다. 알코올의 흠수 속도를 늦추게 되면 그만큼 신체가 에탄올과 독성 알데히드를 원활하게 분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에탄올은 심장과 혈관을 중심으로 한 순환계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가장 먼저 순환계에 미치는 즉각적인 영향은 혈관의 확장이다. 에탄올은 혈관벽의 근육을 이완시켜 혈관을 직접적으로 확장시키는 역할을 한다. 혈관이 넓어지면 일시적으로 혈압이 내려갈 수 있다. 술로 인해 몸이 따뜻해지는 느낌 역시 피부로 가는 혈류가 증가한데 따른 일시적 효과라 할 수 있다. 혈관이 확장되면 심장은 모든 혈관에 적절한 혈류를 유지하기 위해 더 빨리 펌프질을 하게 되어 심장 박동이 빨라질 수 있다.
문제는 이 단계를 넘어선 과도한 폭음으로 급성 알콜 중독에 이르게 되면 극심한 혈관의 확장으로 급성 쇼크를 일으킬 수 있으며, 급격하게 심박수가 증가하거나 심장 박동이 불규칙해지는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에탄올은 혈액 내 적혈구의 기능을 저하시켜 적혈구 수명을 단축시키거나 새로운 적혈구 생성을 방해하여 빈혈을 유발할 수 있다. 이는 정상적인 혈액 응고를 방해하여 출혈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또한 만성적인 음주는 백혈구에 영향을 미쳐 면역 체계를 약화시킬 수 있다.

약간의 음주는 순환계에 심각한 해를 끼치지 않겠지만 잦은 과음이나 만성적인 음주는 심각한 심혈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혈관의 확장으로 인한 일시적인 혈압 강하 효과에 의존하여 장기간 습관적으로 술을 마신다면 ​​혈압이 영원히 올라갈 수 있다. 혈압이 상승하면 심장에 부담을 주고 혈관을 손상시켜 심장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장기간에 걸쳐 알코올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심장 근육이 약화되어 심장이 혈액을 제대로 펌핑하는데 문제가 될 수 있다.
또한 에탄올은 심장의 정상적인 전기 활동을 방해하여 심방세동과 같은 불규칙한 심장박동(부정맥)을 유발할 수 있다. 심방세동은 뇌졸중과 심부전의 위험을 높인다. 또한 지속적인 과음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에 플라크가 쌓여 좁아지는 관상동맥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이는 심장마비와 뇌졸중을 일으키는 주 원인이다.

이와 같이, 에탄올은 고혈압, 혈전 형성 증가 또는 혈관 자체에 미치는 영향 등 전방위적인 순환계 영향으로 대사질환이나 성인병의 위험을 가중시킬 확률이 농후하다.

에탄올에는 이뇨 효과가 있어 소변 배출이 늘어나고, 이로 인해 전해질 불균형과 체내 수분 부족으로 인한 탈수로 이어질 수 있다. 탈수 현상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숙취를 더욱 가중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알코올은 신체의 다양한 호르몬 밸런스에 영향을 미쳐 신진대사, 생식 능력, 스트레스 반응 등에 영향을 미친다. 대표적으로 알코올 분해 과정의 중간 대사물인 젖산이 축적되어 우리 몸의 에너지원인 포도당 생성을 억제한다. 이는 특히 포도당을 필요로 하는 뇌에 영향을 미쳐 집중력을 저하시키고, 무기력증과 피로감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알코올의 분해 산물 즉, 본격적인 숙취 증상을 일으키는 독성 아세트알데히드의 가장 포괄적인 영향은 자율신경계에 대한 간섭이다. 자율신경계(Autonomic Nervous System)는 호흡, 심박수, 소화와 같은 우리가 의식적으로 조절할 수 없는 신체 기능을 관장한다. 아세트알데히드가 자율신경계에 미치는 영향은 에탄올이 중추신경계에 미치는 영향만큼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자율신경계가 조절하는 다양한 신체 기능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그 결과, 구토·과호흡·기면·혈관확장· 빈맥·저혈압 같은 전형적인 숙취 증상을 겪게 된다. 

혈관 확장 및 홍조: 술을 마실 때 혈관이 확장되는 주된 원인은 알코올(에탄올) 자체의 직접적인 영향 외에도, 알코올 대사 과정에서 생기는 아세트알데히드에 의한 것이다.아세트알데히드는 피부의 발적, 열감 및 두통 같은 증상을 유발하며, 특히 얼굴이 붉어지는 현상인 '알코올 홍조(Asian Flush syndrome)'는 아세트알데히드가 주 원인이다. 알데히드는 혈관 내에 히스타민(histamine)이라든 물질을 증가시켜 피부를 붉고 가렵게 만들고 심박수를 증가시킨다. 취기가 가시고 나서도 홍조가 오랜 시간 지속된다는 것은 독성 아세트알데히드를 빠른 속도로 처리하지 못한다는 증거일 수 있다.
발한 증가: 에탄올의 영향으로 체내에서 열이 발생하면, 이를 외부로 배출하기 위한 자율신경계의 체온 조절 메커니즘의 일부로 평소보다 더 많은 땀을 흘릴 수 있다. 이는 다시 체내 수분 부족으로 숙취를 더욱 가중시킬 수 있다.
구토, 메스꺼움 : 아세트알데히드는 위장의 운동을 촉진시키는데, 이로 인해 자율신경계가 위장관의 활동을 조절하여 메스꺼움, 구토 및 복통을 유발할 수 있다.
호흡 곤란: 아세트알데히드는 자율신경계가 호흡을 조절하는 과정에 영향을 미쳐 호흡 곤란이나 가슴 답답함을 유발할 수 있다.

아세트알데히드의 이러한 영향은 유전적 요인, 개인의 건강 상태, 섭취한 알코올의 양 및 속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특히 알코올 분해 능력이 낮은 사람들에서 더욱 두드러질 수 있다.

그그러나 아세트알데히드의 치명적인 영향은 중추신경계나 자율신경계에 대한 직접적인 작용보다는, 발암 가능성과 알코올성 간 질환 발병에 대한 역할이다. 술을 지속해서 마시면 아세트알데하이드와 활성산소가 세포나 DNA를 파괴하면서 간세포와 뇌세포에 손상을 입힌다. 따라서 숙취해소의 목표는 1급 발암물질인 아세트알데하이드를 빠르게 제거하는 것이다.  

약간의 음주는 순환계에 심각한 해를 끼치지 않겠지만 잦은 과음이나 만성적인 음주는 심각한 심혈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혈관의 확장으로 인한 일시적인 혈압 강하 효과에 의존하여 장기간 습관적으로 술을 마신다면 ​​혈압이 영원히 올라갈 수 있다. 혈압이 상승하면 심장에 부담을 주고 혈관을 손상시켜 심장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장기간에 걸쳐 알코올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심장 근육이 약화되어 심장이 혈액을 제대로 펌핑하는데 문제가 될 수 있다.

또한 에탄올은 심장의 정상적인 전기 활동을 방해하여 심방세동과 같은 불규칙한 심장박동(부정맥)을 유발할 수 있다. 심방세동은 뇌졸중과 심부전의 위험을 높인다.
또한 지속적인 과음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에 플라크가 쌓여 좁아지는 관상동맥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이는 심장마비와 뇌졸중을 일으키는 주 원인이다.

이와 같이, 만성적인 음주는 고혈압, 혈전 형성 증가 또는 혈관 자체에 미치는 영향 등 전방위적인 순환계 영향으로 대사질환이나 성인병의 위험을 가중시킬 확률이 농후하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숙취의 원인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방법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참고 링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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